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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백두대간
산행코스:늘재->밤티재->문장대->입석대->천황봉->피앗재삼거리->쉰섬마을
산행인원:산사람,키위,갱스터,조나단,수기,설뫼,쏘가리,바다호수,지리산,좋은날,바위와산,
남사당,호랑이
날개,물안개,세계여행,조아라,돌고래,푸우,하얀구슬
(총20명)
15차 대간길..기대하던 속리산 구간이다.
밤티재에서 문장대까지가 통제구간이라 이번구간은 거꾸로 간다고 한다.
시산제까지 겸한다고 하니 낮부터 서두르게 되고
숙제로 맡은 김치가 신경이 쓰인다.
익은김치와 생김치 식성을 모르겠기에 두가지 다 챙기고 집을 나섰다.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김치를 싸놓은 봉투는 집에 두고
배낭만 챙겨 나왔던 것이다.다시 집으로 빽..
늦을까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니 기운이 하나도 없다.
양재역에 도착..미리 나와 있는 몇몇분들과 반가움에 인사를 나누고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버스에 오르니 물안개님의 메뚜기볶음이 등장하고
잠을 청하는 술 한잔과..(산사람대장님 술끊었다고 술 안드심)
호랑이님이 가져오신 피자를 나눠먹고(잘 먹었습니다.)
오고가는 술잔과 함께 반가움에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정이 넘치는 마음도 함께 나누었다.
날씨가 추워지고 눈이 온다는 예보가 있다.
작년3월 3구간 적령치의 추위가 떠올라
3월의 칼바람이 더 무섭다는 걸 알기에 여벌옷을 준비하고
아이젠도 챙겼다.차에서 내려보니 생각보다 그리 춥지는 않은것 같았다.
먼저번 내려온 구간이 아니라 낯선길이기는 하지만
다음구간에 다시 올길이라 생각하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깜깜한 밤이라 눈에 들어오는것이 별로없다.
조별로 신속하게 대열을 준비하고 산행은 시작되었다.
산 아래라서 그런지 그렇게 추울것 같은 생각은 안든다.
얼마쯤 올라가니 군데군데 눈이 얇게 쌓여있다..
부드러운 흙길이라 푹신하기만 한것이 소문의 암릉길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바람이 세게 분다.귓전을 때리는 바람의 소리는 올라갈수록 심해졌고
심한 바람에 눈가루가 날린다.급경사 내리막길을 몇번 만나고 나니
드디어 암릉길이 나오고 겨우 한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통로를 통과할때는
시간이 지체되어 추운바람을 맞으며 서로 도와가며 지나갔고
바위의 밧줄이 꽁꽁 얼어있고 눈이 쌓여있는데다
추위에 떨고 웅크렸던 몸이 굳어있어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어둠속에서 간간히 고개를 내미는 삐죽삐죽한 암봉들..
그리고 멋지게 자란 소나무들.. 희미하게 보이는 경치를 보며
밝은 낮에 만나지 못함을 아쉬워 해야만 했다.
어렵게 암릉구간을 통과하고 나니 날이 밝아온다.
눈이 쌓여 미끄러운 길 때문에..예상시간보다 많이 늦어 졌다.
드디어 문장대가 보이고 통제구역을 벗어났다.
철계단으로 이어진 문장대에 올라가니 바람이 심하게 불어
추위 때문에 주위의 조망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배가 많이 고팠기에 서둘러 내려와 아침을 먹으려니 취사가 전혀 안된다고 한다.
할수 없이 식당에서 우거지탕을 몇그릇 시키고
가져간 찌게를 데워 먹기로 했다.
그런데 식당내에서도 버너사용이 안된다나..
날씨도 춥고 인심도 썰렁..
사정을 하다시피 해서 간신히 찌게를 데워 아침을 먹었다.
지리산의 인심이 떠올랐다. 아무것도 없이 올라가도
지리산에선 먹을것을 해결할수 있는데..
속리산의 아침이 오랫동안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것 같다.
문장대를 뒤로 하고 다시 청황봉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속리산의 천황봉은 천왕봉 이 아니고 황봉이었다.
1058미터..습기를 포함한 구름이 한곳으로 모여 하늘로 빨려 들어간다.
나쁜 기운들이 모이는 것만 같아 불쾌감 마저 들었다.
회색빛 구름이 모이 더니 금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천황봉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새로 합류한 조아라님 과 돌고래님까지도
대간녀들이 얼마나 미인들인지..여자대원들 틈에서 사진을 찍기가 싫었다.
기념사진으로 천황봉에 흔적을 남기고 다시 피앗재를 향해 출발..
눈이 쌓여 미끄러운 내리막길만 빼고는 대체로 수월한 길이다.
하산길이라는 안도감 때문이었을까. 발목이 좋지 않다던 세계여행님..
스틱에 걸려 넘어지며 비명을 지른다. 많이 다치지 않았기를..마음속으로 빌며
상태를 살피니 발목을 삐끗한 것 같단다.
걸을수 있다는 세계여행님..파스를 뿌리고 진통제를 먹고 다시 출발한다.
얼마 안남았다는 산사람 대장님의 말에 용기를 얻어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눈이 점점 더 많이 내린다.. 깊은 골짜기 속으로 눈이 빨려들어가듯 내려가다
밑에서 바람이 밀어올리면 눈송이는 일제히 하늘로 방향을 바꾼다.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하늘로 올라가기도 하고
바람의 노래에 춤을 추는듯한 모습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부드러운 흙길..
내린눈이 녹아 촉촉히 젖은 낙엽의 느낌이 부드럽고 푹신하다.
후미가 보이지 않기에 잠시 경치를 감상하다 그만 선두를 놓쳤다.
앞에보이는 능선만 넘으면 기다리고 있을것 같은 선두의 모습은
봉우리를 몇개를 넘어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때부터 슬그머니 걱정이 되었다.
길은 분명 외길인데 다친 세계여행님을 걱정해서라도
중간에서 기다려 줄텐데..길을 잘못든건 아닌지..
쉰섬 마을 찾아 지도를 펴 보았지만 거리를 알수가 없었다
대장님 말대로라면 벌써 내려갔어야할길..
가도 가도 봉우리가 가로 막고 서서 피앗재는 보이지 않고
선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늘 가까이에서 기다려주고 도와주었던 사람들..
바로 앞에서 웃으면서 기다리고 있을것 같은 친구들..
피앗재 삼거리까지 가서야 기다리고 있는 선두를 만날수 있었다.
그 친구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불안했던 마음에
모습을 대하니 반가운 속마음과 달리 원망의 소리가 먼저 나왔다.
새삼 함께 하는 우리 라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서운한 마음을 표현한것이 슬그머니 미안해져서 웃음으로 말을 건네고
그렇게 무사히 우리모두는 15구간을 해냈다.
이번 구간에서 소중함을 느낀 점이라면
빨리가고 늦게 가는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세계여행님의 넘어지며 발목을 다친것이 큰 부상이 아님이 감사했고
진부령까지 가는길에 무사고함이 정말 중요하다는것을 깨닫는 구간이었다.
날씨는 춥고 늦은 하산에 점심때가 훨씬 지난 시간..
배도 고프고 피로도 몰려왔다.
시산제를 지내기위해 갈령으로 향했고 길가에 고목나무 정자아래서
제를 지내기로 하고 일사불란하게 준비해온 제수음식이 차려졌다.
순서에 따라 바위와산님이 산악인선서를 하시고
갱스터님이 축문을 읽음으로 차가운 바람속에 무사히 시산제를 마쳤고
추운 날씨를 피해 기사님의 허락을 받아 차안에서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배가 고팠던 차라 맛있는 떡과 머릿고기에 막걸리 한잔..
금새 분위기 무르익고 산행의 피로는 씻은듯이 가신다.
눈과바위가 함께한 15구간..
큰사고 없이 무사히 완주했음을 감사하며 우리는 또 한구간의 마침표를 찍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바위도 만나고 눈도 만나고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산행이었습니다.
세계여행님..발목은 괜찮은지요.??
제수를 준비해 오신 분들의 수고에 감사의 말씀 전하면서
부족하지만 두서 없는 후기 올립니다.
15차 속리산 구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산행의 피로 말끔히 푸시고
담 16차 대간길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