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산행후기

대간23차 고치령-도래기재 2007/11/14

하얀구슬 2009. 5. 30. 05:03

산행일시 : 2007.11.9~10(무박2일)
도상거리 : 24.2km(실거리 : 26.1km)
산행코스 : 고치령(1시간)~미치내(1시간40분)~마구령(1시간50분)~
갈곳산(20분)~늦은목이(50분)~선달산(1시간50분)~박달령(1시간)~
옥돌봉(1시간)~도래기재
산행참석자 : 산사람,갱스터,조나단,키위,바위와산,바다호수,
조아라,물안개,세계여행,하얀구슬,종걸이

이번구간에는 세계여행 아들이 온다고 한다.
이름은 종걸이.. 중학생인 아들이 잘 해낼수 있을까 세계여행은 걱정을 했지만
만나는 순간 잘 해낼것 같은 예감이 든다.
훤칠한 키에 쫙 빠진 롱다리...완벽한 체격조건을 갖추었다.
차에 올라타고 반가운 인사와 함께 대장님의 코스에 대한 설명을 하는사이
나는 스르르 잠이 들어 중간생략~~~(무슨일이 있었는지...)
깨어보니 고치령이라고 한다.

비가 올까 걱정이 되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맑은 하늘에 별이 초롱초롱...
비는 오지 않을것 같은데 바람이 심하게 분다.
차가운 바람 앞에 옷을 제대로 챙기지를 않아서 걱정이 앞섰다.
어두운 밤의 고치령은 장승들이 지키고 있었고
별을 머리에 이고 우리는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 한채
어둠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고치령출발 (3:30)(863m)
그리 힘들지 않은 완만한 오름길로 시작되는길..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고 어둠속에 바람만 시끄럽게 불어댄다.
이른새벽에 산을 오르다 보니 주변을 볼수 없는 것이 늘 아쉽지만
푹신하고 부드러운 숲길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리 힘들이지 않고 1시간30여분만에 미네치에 (831m) 도착..
종걸이를 돌아다 보았다.씩씩한 모습에 갑자기 집에 두고온 아들이 보고 싶어진다.
저번달 만났던 고운 단풍은 다 사라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다.
이정표가 500m마다 세워져 있어 남은 거리와 시간을 파악하기 좋았고
너무 자주 만난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구령도착 (6시30분)(810m)
표지석이 새것이다.현수막도 쳐있고
한달도 채 안된 표지석이 커다랗게 자리하고있었다.
볼거리가 별로 없는 밋밋한길..
날이 밝아오면서 건너편에 보이는 골짜기가 황금색으로 빛이난다.
처음엔 바위로 착각할 정도로 군데군데 황금색을 띠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낙엽송이 단풍이 들어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황금색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쳐졌던 것이다.
너무 피곤해서 잠을 자느라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일까 배가 고팠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바람을 피할곳을 찾아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조용하고 아늑한 좋은 자리가 좀처럼 보이지를 않는다.
대장님이 대간길을 벗어난 내리막에 자리를 잡고 부르는데
장소가 협소하고 불편해서 편안하게 밥먹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11명이 세군데로 나뉘어 라면국물로 추위를 녹이고 시장끼를 때웠다.
다시 출발..화창하게 맑은 날씨는 아니지만 해의 기운을 받아
추위는 덜 느껴졌지만 다음 대간길이 걱정이 되어 슬슬 꾀를 부려본다.
종걸이는 어찌나 잘 먹는지 삼각김밥과 초코우유,
초코렛,과자,쉬는 시간마다 쉬지 않고 먹는다.
한참 자랄 나이의 청소년임을 실감하게 한다.
끝없이 먹을 것이 나오는 세계여행의 배낭이 요술 배낭처럼 느껴졌다
어머니는 늘 강하고 위대한 존재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되는 모자의 모습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선달산(11시45분)(1,236m)
주변의 볼거리도 없고 밋밋한 숲길을 걷는 느낌이들었다.
선달산에 오르니 주변의 나무들에서 뭔가가 툭툭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상고대였다.전날 내린비와 기온이 내려간 탓에
나뭇가지에는 하얀 눈꽃이 매달려 있었다.
햇살이 퍼지자 눈꽃이 낙하하며 내는 소리가 리듬을 타고 있었고
은빛으로 빛나는 나뭇가지는 이제까지의 밋밋함을 단숨에 날려 보냈다.
상고대에 마음을 뺏기고 사진을 찍느라 진행을 더디게 하였지만
하나라도 더 가슴에 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다 같을것이다.

박달령(2시45분)(산신각:1015m)
박달령에 도착하니 최근에 설치한 아주 큰 표지석이 눈에 확 들어온다.
2006년 10월18일 이라는 글씨가 쓰여져있고
옆에는 정자, 산신각이 있었다.
세계여행이 준..콩을 튀겨서 깨소금을 입힌 간식을 먹으며
그만 올라가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장님의 늦었다는 재촉으로 다시 옥돌봉을 향해 출발...
오르막은 언제나 힘이든다.
그래도 얼마 안남았다는 생각이 걷고 또 걷게 만든다.


옥돌봉(4시00분)(1,242m)
이번 구간 중에서는 가장 높은 봉이다.
정상석은 까만색으로 어느 산악회에서 세워놓았는지 산악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늦은 하산에 마음이 급해 다 담지 못하고 서둘러 내려 와야 했지만
마지막 컨디션이 좋다.키위님과 달음박질을 하다시피 내려오니
선두로 내려가는 대장님과 종걸이의 모습이 보인다.
내려오다 보니 철쭉 군락지가 나오고 550년된 철쭉의 모습은
하얀 휀스안에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었다.
아래에 도로가 보이고 잘 만들어진 나무계단을 내려가니 도래기재..

도래기재(4시45분)
후미의 갱스터님이 무릎이 안좋다고 했는데 10여분후에 모습이 보인다.
역시 대간쟁이 답다.생각보다 늦은 하산이었지만 아무 사고 없이
무사히23구간을 마치게 됨을 감사하며
차안에서의 간단한 하산주 한잔으로 23구간의 완주를 자축하며
또 한구간의 막을 내렸다.

몸상태도 안좋고 몸 관리도 하지 못해
힘들것 같아 포기 하려고도 했던 구간..
무사히 해낼수 있었던 것은 우리함께 여서 가능한 일이 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