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산행이 예고 되고 밤에 날씨가 사나울까 옷을 두둑히 챙겨입고
대간길에 나섰다.
이젠 한달에 한번 대간길이 기다려 질 정도로
친구들과 우정이 깊어졌고 끈끈한 우정은 늘 힘든 대간길의 에너지가 된다
오랜만에 샤빌도 중간에서 만나 대간길에 합류하고
도래기재에 도착.. 하늘의 별이 총총..맑은 날씨임을 말해준다.
산행시작(3:30분)
눈이 살짝 덮힌 나무계단을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구룡산을 향했다.
커다란 별들의 빛과 얇게 쌓인 하얀눈의 밝은빛 만으로도
길을 찾아갈수 있을만큼 날씨는 맑았다.
구룡산 도착..(5:40)
간단하게 기념촬영을 하고 어둠속에 묻혀있는 주변을 돌아본다.
늘 아쉬움이 남는것은 맑은 날에 볼수 없음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눈이 살짝 덮힌 산의 모습은 이제 갓 시집온 수줍은 새색시 같은 느낌이들었다.
참새골(곰넘이재)도착(6시35분)
천재를 지내기 위해 태백의 천재단으로 향했던 사람들이 넘었고
경상도에서 강원도로 들어가는 중요한 길목이라는
곰넘이재의 유래가 써있는 안내판을 만난다.
이번 구간에서 만난 이정표들은 특징이 있었다.
이정표앞에 백두대간이라는 글씨를 써 넣으므로써
이길이 백두대간길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 다른한편에는 이정표에는 차돌베기..그 옆의 종합안내판에는 차돌배기..
베,와 배,표기조차도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각각이니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환하게 밝아오자 길 옆으로 산죽들이 있었고
높은 나무위에 겨우살이가 보인다.
양지바른곳은 눈이 녹아 없어졌지만 응달길에는
많이 쌓인 눈은 아니지만 눈을 밟을수가 있었다.
바람을 피해 좁은 대간길에 자리를 잡고 아침을 먹었다.
우리가 편 식사자리로 한무리의 대간꾼들이 지나간다.
조아라님이 준비해온 부대찌게를 끓여 에너지 보충을 한뒤
다시 태백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내리막길에 미끄러 지지 않으려고 주의 하며
내려가다 보니 앞서가는 일행이 보이지를 않는다.
기다려주는 키위님과 함께 다시 열심히 쫒아 다시 오르막길..
깃대배기봉으로 오르는 오름길과 눈길이 발걸음을 느리게 했지만
맑은 하늘은 시리도록 파란색으로 마음까지 정화 되는 느낌이 들었다.
카메라를 꺼내 주변의 경치를 동영상으로 담아보았다.
하얀눈과 시리도록 파란 맑고 깨끗한 하늘..스치는 바람까지 투명했다.
눈길에 발걸음이 무거워지면 바람을 피해 잠시 쉬면서도
바람을 등지고 옷깃을 여며야 할정도의 추위...
뺨이 빨갛게 얼어 화끈거렸지만 우리가 만난 아름다운 자연과
대간길을 함께 걷는 우리의 고운인연이 마음을 훈훈하게 데워주고
서로 챙겨주고 격려해 주는 마음이 새삼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개의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넘고 나서 태백의 첫 봉우리라는 부쇠봉에 도착했다.
1546.5미터라고 써있는 부쇠봉의 표지석에도 어김없이 백두대간이란 글씨가 쓰여 있었다.
가지만 남아있는 철쭉숲길 사이로 멀리 천재단이 보이고 주목의 모습도 눈에 띤다.
문수봉쪽으로 올라갔다 다시 내려온다고 하기에 벤취에 앉아 바다호수와 막걸리 한잔..
시장기에 후들거리는 속을 달래고 왼쪽으로 보이는 천재단을 향해
모진 바람에 가지가 울퉁불퉁 휘어진 키가 작은 나무를 지나 제1천재단을 만났다.
바람을 피해 사람들이 모여앉아 식사를 하는 모습들이 보였고
그 속에서 앞서간 선두그룹을 찾으니 보이지를 않는다.
다시 조금더 올라가니 앙상한 나무들 틈에
눈을 하얗게 이고 있는 주목들의 모습이 보인다.
벌판 한가운데 검은색돌로 둥글게 담을 쌓아 바람을 막고
그 가운데에 한배검이라는 표지석과 함께 제단이 있었다.

대원들이 정성들여 준비한 제수 음식을 차려놓고 빙 둘러 서서 절을 한다.
대장님이 아홉번 절을 하라는데 나중에 물으니 태백산에 신장(神將)이 아홉분이라서
천재단에 차리는 제수도 아홉가지이고 절도 아홉분 모두에게 하려니 아홉번을 해야한다고 한다.
태백산의 커다란 표지석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바람이 적은 넓은 자리를 찾아
제수음식과 도시락으로 시작된 점심시간은 날개언니의 애드립으로 웃음꽃 만발....
태백산 바람에 흩뿌리듯 퍼져나간 우정의 파장은
멀리 보이는 동해바다까지도 미소짓게 했을 것이다.

하산시간과 서울 도착시간을 고려해서 하산을 서둘렀고
장군봉을 지나 유일사 방향으로 내림길에 만난 주목들의
늙어 빈 몸뚱아리에 두껍게 발라놓은 시멘트가 마음을 아프게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란 주목의 고고한 자태앞에 사진 한컷...
유일사 갈림길에서 잠시 휴식 대열을 정비하고
다시 하산길...낙엽송이 유난히 많다.
속이 물러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낙엽송...
그래도 쭉쭉 뻗은 나무들이 그런대로 운치가 있어 보였다.
화방재 도착..
맑고 깨끗한 대 자연과 함께 했던 태백산 구간..
마음까지 맑아진 느낌을 안고 25구간의 마침표를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