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법
속눈썹 연장술 08.05.27
하얀구슬
2009. 6. 3. 19:32
속눈썹 연장술...
요즘 눈썹 문신이나 아이라인 문신..
그리고 립 라인까지..
주위를 둘러 보면 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행이다.
그러나 나는 그중 어느것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가까운 지인중에 미용샵을 운영하는 분이 있는데
속눈썹을 연장만 해도 행복해 진다며
해보라고 꼬드기는데 마음은 내키지 않았지만
비오는 날..빗님이 부추기는 바람에 눈을 감고 누웠다.
40여분의 작업 끝에 시고 따가움을 느끼며
눈을 뜨고 거울을 본 순간...
아뿔사..이일을 어째~~
실제 속눈썹보다 두배는 굵고 긴 눈썹을
새까맣게 붙여 놓았다.
한듯 안한듯..그렇게 해주길 기대 했는데...ㅠㅠ
원래 색조화장을 안하는 편이라
바로 떼어 내고 싶었지만
떼어내면 눈썹까지 같이 떨어진다는 말에
아무 짓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하루를 보냈다.
거래처를 들어갈때마다 인사 대신 쳐다보고 웃는다.
빗자루를 왜 눈에 달았냐는둥..나 답지 않다나...
내가 봐도 내가 아닌것 같다.
이때까지 보아 왔던 모습과도 다르지만
인공적으로 붙여 놓은 눈썹이
인상까지 바뀌게 만들었다.
이틀째....
오늘은 조금 적응이 되었는지 예쁘다는 사람도 있다.
예뻐봐야 거기서 거기지..호박에 줄 긋는 다고 수박되나~~
머리속을 채우고 다녀야지 눈만 예쁘면 뭐하냐는 말로
쑥쓰러움을 얼버무려 보지만 나도 여자이긴 한가보다.
예쁘다는 말에 거울 한번 더 쳐다 보는 걸 보면...
언제 부턴가 우리는 미용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옛날 같으면 머리가 하얀 할머니들 일 텐데
염색을 하고 화장을 하고 옷으로 날개를 달고....등등
포장을 해놓으니 실제로 젊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무거운 눈꺼풀이 조금 진정이 되었다.
한듯 안한듯...그렇게 해 주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거울을 보며 내 눈안에서 어릴적 맑았던 순수를 찾아보지만
세상에 닳아 빠져 시커먼 그림자만 비친다.
속눈썹이야 며칠 지나면 떼어질 것이고
기분전환을 위하여 우울할때 한번쯤은 할수도 있겠지만
거울을 볼때마다 다른 사람의 눈을 보는 것만 같다.
기분이 울울할때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으면
작은 변화만 주어도 마음이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비록 맘에 안드는 속눈썹이긴 하지만
누워있는 40분동안은 기대감으로 부풀었기에
아주 손해를 본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우울한 일이 있다면 한번쯤 변화를 시도해 보세요.
기분이 한결 나아질거예요.
- 흐린날에 비를 기다리며 끄적 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