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종주를 가기로 하고 두달전 부터 계획을 세웠었다.
그런데 부득이 사정이 생겨 3일동안을 집을 비울수 없는 상황...
내가 못간다고 하니 같이 가기로 했던 여걸..세계여행과 물안개..
아쉽게도 가기로 했던 계획을 포기 하고 말았다.
인원이 5명으로 압축..
일때문에 갈수 없었으니 마지막날 성삼재에서 만나는 것도 괜찮다 싶어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차편을 알아보니 가는 버스가 많았다.
쏘가리님과 마지막날 통화하기로 하고 성삼재에서의 깜짝 이벤트 준비중..
종주길..이틀을 남겨두고 쏘가리님.. 모친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오랜시간에 걸처 준비했던 태극종주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정예맴버 4명의 태극종주팀..
갱스터님.키위님.산사람님.파우님.
24일밤 대장정의 태극 종주길에 올랐고 부러운맘으로 완주를 기원했었다.
25일 세계여행과 통화중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세계여행의 마음과 만났다.
어떻게 알았을까 내 맘을...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에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주저없이 둘이서 떠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이어 조나단님..한줄 메모장에 지원을 하고 싶다는 글을 남겼다.
글을 보는 순간..가슴이 뜨거워진다.우리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나단님이 9인승차량를 지원 한다고 하였고 종주팀4명..
4명이 더 갈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준비를 서두르기 시작했다.
물안개님한테 전화를 하니 담 대간길에 지장이 있을까 싶어 가지 못한다고 한다.
세명이서 가기로 하고 구인월에 차를 세워놓고 거꾸로 올라가서 만나고 되돌아 올것인지.....
아니면 택시로 성삼재까지 가서 예정대로 성상재에서 합류할것인지...
두가지를 놓고 한참을 고민을 했다.
세계여행님..샤비리도 함께 가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한줄 메모장에 샤빌님이 가고싶다는 글을 올려 놓은 것이 생각났다.
산사람님의 친구이니 산사람님에겐 박카스 같은 피로회복제가 될것 같아
전화를 해서 계획을 말하고 이동을 도와 줄것을 청하니 망설임도 없이 승낙하였고
구인월에서 성삼재까지 샤빌이 차로 이동하기로 결정을했다.
일사천리로 계획이 추진되었고 가는일만 남았다.
토요일날 저녁..모친이 편찮으셔서 포기해야만 했던
쏘가리님이 합류한다는 연락이 왔다.종주팀+지원팀+샤빌=총 9명이다.
역시 의리파 쏘가리님..날개를 단 기분이다.모두 멋진 친구들이다.
마지막날..성삼재로 가는 것이 무리일것 같아 정령치로 만나는 장소를 변경하고
종주팀과 아침7시에 정령치에서 만날것을 약속했다.
모두 바쁜 사람들이라 나누어서 음식을 분담하고
느닷없이 합류하겠다는 바다호수님..9인승임을 감안해서 망설였지만
불편하더라도 함께 가기로 하고 4명의 지원팀 11시30분에양재역을 출발했다.
지리산IC에서 샤빌님을 만나 구인월 마을회관 앞에 조나단님의 차를 세워두고
샤빌님의 차로 적령치로 향했다.
모두가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중간에 24시 편의점에서 물.소주.맥주등..
지원물품을 사고 정령치에 도착하니 새벽4시경..역시 바람이 사납다.
3구간의 추위가 생각났다.무서운 칼바람을 피해 들어가 있던
공중전화 박스는 없어졌지만 그때의 그 바람은 그대로 있었다.
종주팀이 올때 까지 잠을 청할까 생각을 하다 시간도 아깝고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성삼재쪽으로 마중을 나가기로 했다.30여분을 올라 가니 동이 트고 날이 밝아왔다.
작년3월에는 밤에 지나오는 바람에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하늘은 맑고 깨끗했다.만복대에 도착하니 한무리의 대간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4명의 남자를 보았냐고 물으니 모른다고 했고 우리는 만날때까지 계속진행을 하기로 했다
만복대에서 바라본 멀리 보이는 고리봉..그리고 성삼재..
안개가 없는 깨끗한 날씨 덕분에 지리산의 웅장한 모습도 보너스로 볼수 있었다.

만복대를 지나고..아마도 성삼재쪽으로 2-3키로쯤 더 갔을때이다.
숲속에 배낭으로 보이는 물체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었다.설마하는 맘에 살펴보니 파우님이 얼굴을 묻고 숨어있었다.
우리가 마중나온것을 미리 알고 인기척이 나자 숨은 것이다.
반가운 마음에 따뜻한 포옹을 해주고 다른분들을 찾으니 숨어있던 세분의 모습이 보인다.
얼굴을 대하는 순간 가슴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돌았다.
퉁퉁 부은 얼굴..(알고 보니 마지막 날이라고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고 한다)
길게 자란 수염(깡통하나 들고 지하철 역에 가면 돈 많이 벌것 같은 모습)
피곤에 지쳐 힘든 모습이었지만 우리를 만나 힘이 솟은 것인지
정령치로 향하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보여지는 모습과는 딴판인 씩씩함에 마음이 놓였다.
배낭의 짐을 덜어주려 했지만 도와주면 종주가 아니라며 끝까지 내어주지 않는다.
정령치에 도착..우리는 서둘러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의리파 조나단님..스포츠 맛사지로 종주대원들의 근육을 풀어준다.
몇줄의 글로 감히 그 뜨거운 우정을 표현할수 있을까..
따뜻한 마음으로 아침을 먹었고 추억으로 적령치의 바람을 맞았다.

식사를 끝내고 단체사진을 찍은뒤에 10명의 대원들..구인월로 향했다.
정령치에서 구인월까지의 거리..15.5키로 이다.예상 소요시간7시간..
정령치-0.8k-고리봉-2.9k-세걸산-0.6K-세동치-1.2K-부운치-2.1K-
팔랑치-1.7K-바래봉-1.3K-덕두산-3.7K-구인월교
종주팀을 걱정했지만 너무나 씩씩하게 잘 올라간다.
이른 아침과는 달리 안개가 끼어 멀리까지 볼수는 없었지만
밝은 날에 만나는 지리산은 너무도 크고 웅장해서 보이는 능선의 물결이 끝이 없었다.
뜨거운 햇빛과 조금 짙어진 녹색의 숲..


철쭉은 지고 산딸기의 열매가 이제 막 송이를 맺고 있었다.
멀리 바래봉이 보인다.혹시라도 지체될까 서로 격려하며
진행을 서둘렀고 오랜만에 선두에서 속도도 내 보았다.
바래봉이 보이는 나무 그늘밑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기로 했다.







조금씩 나누어 준비한 음식들이 먹고도 남을 만큼이다.
바다호수님..음식이 너무 많아 차안에 남겨둔 삼겹살은 상했을거라며 안타까워한다.
샤빌님의 복분자와 우유도 뒤로 미루어졌다.
과일과 커피로 마무리를 하고 다시 바래봉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철쭉제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바래봉 도착..간단히 기념사진을 찍고 발길을 서둘렀다.
남은 거리 약 5k...산사람님..선두는 쉬지 말고 치고 나가라고 했고
선두에 선 쏘가리님..무섭게 치고 나간다. 파우님과 키위님..
그동안 지치지도 않았는지 사정없이 뛰어간다.
선두를 놓치지 않으려고 뒤를 쫒아갔지만 있는 힘을 다해야만 했다.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파우님..발에 물집이 잡혔다는 키위님..
다시 성삼재로 되돌아간다해도 충분히 해낼것만 같았다.
태극종주의 끝..구인월에 선두팀 도착..완주의 축하박수를 쳐 주고.
종주길에 맥주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는 갱스타님의 말이 생각나서
이어 도착한 조나단님..차를 끌고 시원한 맥주를 사왔고
많이 쳐져있을줄 알았던 후미팀이 속속 도착한다.




역시..남다른 사람들이다.어느곳에 떨어뜨려 놓아도 헤쳐나갈 사람들..
다 함께 완주를 축하하며 축하파티를 했고 샤빌의 차를 가져오기 위해
다시 정령치로 되돌아갔다.하루에 정령치를 세번이나 왔다간다.
세번 모두 세찬 바람이 정령치를 대표하고 있었고..
오랫동안 정령치의 바람을 잊지 못할것이다.
샤빌님..시간때문에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이별을 해야 했지만 오랫동안 멋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생각보다 차가 막히지 않았고 9시30분경 무사히 양재에 도착했다.
마중을 나갔다가 만복대를 지나 중간쯤 산길에서 만난 종주팀..
얼마나 크게 보이든지요.힘든상황에서도 장난끼가 발동해 숨바꼭질 이벤트까지..
갱스타님,키위님,산사람님,파우님..아무나 할수 없는일..
태극종주를 무사히 완주 하신것.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종주팀을 위해 지원을 하기로 하고 한 마음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나단님,세계여행님,쏘가리님,바다호수님,현지지원팀 샤빌님...
함께여서 그 힘이 더 커졌고 빛이났습니다.
멋진 친구들...수고 많이 하셨구요.
해 냈다는 성취감과 행복감으로 산행의 피로 말끔히 푸시는 한주일 되세요.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