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의 노인들
광장시장에 가면 지퍼를 수선하시는 할아버지가 계신다.
70대쯤 되셨을까?
그냥 지퍼를 교체해서 수선하시는 것이 아니라
이빨이 빠진것도 다시 끼워넣고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것도 감쪽같이 고치신다.
가방이나 의류의 지퍼가 고장났을 때
지퍼를 교체해야 하는데
스넵이나 바느질이 어려워서 교체가 힘든 옷이나 가방은
그냥 버리기 일쑤인데 감쪽같이 고치신다.
(삼원쟉크)
지퍼를 고치고 뜯은자리를 꿰매기 위해
그 옆 가게로 가서 미싱을 해 오시는데
거기서 또 한번 놀랐다.
미싱을 하시는 분이 70대 할머니셨기 때문이다.
미싱의 나이도 서른이 넘었다고 말씀하시는데.
눈은 보이시냐? 힘들지 않으시냐?
내 질문에 할머니 하시는 말씀..
염색하고 나왔더라면 6학년이라고 할 수 있었을텐데...
하며 웃으신다.
(삼진벨트)
그러면서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잡곡을 파시는 할머니를 가리키신다.
90가까이 되시는 할머니가 무슨기운으로
잡곡보따리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시면서 장사를 하시는지
70대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시며
일을 했기에 젊게 사는거지 아마 집에만 있었으면
골골하는 노인네였을거라며 일하는게 너무 좋다고 하신다.
50대 중반을 나이 먹었다고 하고
갱년기라 힘들다고..엄살을 부렸던 내가 슬그머니 부끄러워진다.
오늘 이후로 힘들다거나 나이들어 몸이 아프다는 둥..
그런 소리는 다시는 못 할 것 같다.
우리 부모님들 시대에는 기술자들이 참 많았다.
노인이라 은퇴를 할 것이 아니라
기술도 살리고 돈도 벌고...
우리나라에서 쟉크를 수리하는 사람은 당신 한사람이라고
자부심이 대단하신 할아버지...
아까운줄 모르고 버리기 일쑤인 요즘시대에
아끼고 지켜가는 것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