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2004.11.1
관악산 2004.11.1
가장 눈부실때 가장 서글프다고 했다
붉게 타오를 때에 내리막길이라는걸 우리는 안다
노랗고 빨갛게 색색으로 아름다워 보이지만
삶의 봇짐을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기 위한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 본다면
떨구는 낙엽이 아름답지만은 않은것 같다
서울엔 어느산이 더 좋은지 ..
사람들은 제각기 여러산의 이름을 말하지만
그들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오랜 세월을
우리에게 제몸을 내어주며 그렇게 서있었으리라
흙먼지 나는 돌길이 단조로워 싫증이 날때 쯤이면
급한 오르막으로 숨이 턱에 차도록 만들고
하얗게 벗겨진 바위의 제멋대로 엉킨 모습또한
우리를 발길을 유혹한다
오르막의 끝에는 어김없이 노란 막걸리가
사람들의 목을 축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보이는 모습은 결코 좋지 않았지만
잠시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기위해
막걸리 한잔을 마셔 보았다
한잔으로 서로 나누어 마시며
마음도 나누었으리라
뛰는듯이 빨리 걸어도 보고 ...
반보를 외치며 느리게 걸어도 보고...
농담섞인 이야기도 하고...
낙엽을 보고 환호를 하는
마음이 순수하기만한 여인의 밝게 웃는 모습도 보았다
물이 흘러야할 계곡의 메마른 모습과
사람들의 발길에 수분을 빼앗겨 일어나는 흙먼지..
결코 가뭄 탓만은 아닌 그런 황폐함이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의 반가워하는 모습....
잠시 세상밖으로 나와 하루를 쉬어가려 한다
산을 오르면서 쉬는 시간에 나누는 귤 하나는
정이 들어 있는 마음일것이다
같은곳을 바라보고 환호를 하고
산이 하나로 만들어 돕고 도와 가며
그렇게 우리는 관악산을 넘었다
헤어짐이 아쉬워 뒷풀이로 마시는 술 한잔은
아마도 또 하나의 산을 넘은 축배일것 같아
못마시는 술도 마시고
관악산의 단풍 만큼이나
붉어진 얼굴로 부끄러움도 벗어버리고
친구들과 같은 마음이 되어 보았다
이젠 자연스레 새친구에게 다른친구들의 닉네임을 알려줄 만큼
낯익은 얼굴들...
그들을 아는데 오랜시간이 걸렸지만
그렇게 기다려주고 급하게 알려 하지 않는것이
우리가 산행을 하는 모습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관악산...두번째 올랐지만 자세히 알려면
앞으로도 수없이 여러번 올라야 할것이다
어제의 산행을 몇자의 글로
다 적을 수는 없지만
관악산 번개산행을 이렇게 마무리 해본다
잘들 들어가셨지요?
덕분에 기분좋은 산행을 하였답니다
일일이 열거하지는 않지만 (다른님들이 다 적을테니까..ㅎㅎㅎ)
같이 산행을 하셨던 친구님들...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언제나 건강하세요~~~~(특히 발바리님...)
만나서 즐거웠습니다
(여유님.. 어머님은 괞찮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