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구간:백두대간 14차
신의터재-윤지미산-화령재-봉황산-갈령삼거리-형제봉-피앗재
산행인원: 20명
산행시간: 약14시간
한달만의 만남...설레는 마음으로 차에 올랐다.
양재역팀을 태우고 14구간을 향해 출발...
처음나오신 분들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오랜만에 나온 호랑이님이 가져온 피자파티가 벌어졌다
누구의 솜씨인지 정성들인 홍어무침과 생굴이 등장하고
맛있는 정과 함께 술잔이 오고 간다.
나누는 술 한잔의 의미는 반가움도 있고 잠을 청하기 위함도 있다.
잠에서 깨어보니 신의터재..
우리가 13구간을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었던 곳이다.
조별로 대열을 정비하고 산을 오를 준비를 한다.
새로오신분들..1조로 선두에 서고 조씨네라는 애교있는 애칭도 붙였다.
조나단님의 활기찬 목소리를 시작으로 14구간의 오름길이 시작되었다.
사방이 캄캄하다.
13구간때 점심을 먹던곳..기념사진을 찍던곳..
기억을 더듬으며 신의 터재라는 커다란 표지석 건너편 도로를 따라
어둠속의 14구간을 향해 우리는 오르기 시작했다.
이번 구간은 조편성이 달라졌다.
새로오신분들은 1조 ..조씨네.. 기존의 3조가 2조가 되고
우리는 3조로 가게 되었다.
늘 그렇듯이 처음 두세시간은 대열의 흐트러짐이 없다.
무지개산이라는 곳에서 시간을 재어 보니 20분정도 일찍 도착했다고 한다.
키위님의 지도와 시간표를 기준으로 수시로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체크 하다보니
일일이 시간을 잴 필요가 없어졌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전진...
윤지미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대간 4조가 먼저 다녀왔던길...급경사 내리막길이 나온다.
다행히 눈이 쌓여있지 않아 미끄럽진 않았지만
워낙 가파른 내리막길이라 우리들의 발걸음을 주춤거리게 했다.
바람이 심하게 분다.
그러나 피부에 닿는 온도는 설익은 겨울 바람이다.
겨울 산이라고 하기엔 겨울의 흔적은 아무곳에도 없고
수북히 쌓인 낙엽과 앙상한 가지..
꼭 가을의 숲길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온통 앙상한 나무와 바람..
맑은 날씨탓에 만난 기울어가는 달..
우리는 그냥 무엇에 홀린듯 걷고 있는 것만 같았다.
배가 고파오고 잠이 쏟아진다.
대간길에 터득한 요령..
틈이 나면 먹어두고 짬짬이 쉬고 눈 붙이는 것...
휴식시간을 이용해 잠시 눈을 감고 쉬고 있는 사이
옷을 덮어주는 따뜻한 마음도 받았다.
화령재에 도착하니 날은 이미 밝아있었다.
시장기가 들었지만 산불 감시초소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다시 눈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올라간다.
졸음이 쏟아지고 배도 고프다.
눈앞에 금방 나타날것 같았던 산불 감시초소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시장기에 기운이 빠진다.
산불 감시초소...철구조물로 이루어져 있고
바람을 피하려고 문을 당겨보니 굳게 잠겨있었다.
이른 아침에 삼겹살 ..추위를 녹여줄 된장찌게에
단골 메뉴..누룽지까지
대장님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볶음밥까지 해 먹고서야
피앗재로 가기위해 다시 출발한다.
처음 나오신 조씨네 1조..산행 실력이 보통이 아니다.
힘들때 마다 들려오는 조나단님의 아자아자~~외치는 소리...
처음 나오신 칼삼님..계속해서 춥다고 하고
조나단님 다리 뒷근육이 당긴다고 한다.
두분다 엄살인지..그래도 쳐지지 않고 잘도 간다.
못재를 지나면서부터 이제까지 없었던 잔설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얼었다 녹아 들떠있는 흙을 밟으면 푹신하다.
아마도 푹신함의 사이사이 봄을 피워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나뭇가지 꽃망울에는 아직 봄이 달려 있지 않지만
머지 않아 봄이 온다는 것을 산허리를 휘감아 돌아나오는
바람의 훈기가 말해주고 있다.
비재 철계단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다시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제껏 온 길과 다르게 급경사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된다.
체중이 늘어서 일까..다리가 몹시 무겁다.
편평하고 아늑한 자리가 나오자 점심을 먹기로 하고 배낭을 풀었다.
쏟아져 나오는 음식들..먹거리가 풍년이다.
부대찌게에 내장탕..잡채까지..후식은 기본..
오르막을 남겨두고 많이 먹었으니 걱정이 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대간쟁이들의 힘..
어디서 그런 저력이 나오는지..
무거운 배낭을 메고 걷고 또 걷는다.
바위로 이루어진 급한 내리막길..
내려가고 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오르막..
다른구간과 다르게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바위로 이루어진 형제봉을 지나고 피앗재 까지 가는길은
돌길로 이루어진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오른쪽으로 도로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피앗재가 얼마 남지 않은것 같은데 끝이 보이지를 않는다.
지루한 내리막길을 한참을 더 내려와서야 민가가 나오고
버스가 있는 곳까지는 시멘트길을 2킬로쯤 더 내려가야한다.
지루한 시맨트길을 걷고 있는데
뒤에서 매점 용달을 타고 오는 조나단님..
차를 세우고 우리를 태웠고
동심으로 돌아가 뒤 짐칸에 서서 바람을 맞는 기분..
아마도 14구간의 멋진 추억이 되었을 것이다.
이번 구간은 새로오신 분들이 많아서
새로운 느낌의 대간길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조가 달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함께 했던 대간길...또 하나의 추억이 되어
우리들의 가슴에 남아 있을것입니다.
작은 불상사도 없이 14구간 까지 무사히 마치게 됨을
감사히 생각하며 함께하신 20명의 대간쟁이들..
다음 속리산 구간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요
모두들..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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