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죤과의 첫 산행이다.
함백산 구간...가고 싶은 맘에 재빠르게 산행신청을 하고 지나간 후기를 살펴 보았다.
산행시간도 살펴보고 산행 스타일도 살펴보고..
마음의 준비는 다 했는데 일주일 내내 바빴던 탓일까..몸살기가 있다.
약을 미리 먹고 잠실로 출발..함께 가고 싶다는 조나단님도 동행하고 버스에 올랐다.
낯선분들과의 산행..버스에서 간단한 구간 설명과 인사를 나누고 이내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눈을 떠 보니 화방재... 하늘을 보았다.
약간 흐린날씨.. 바람은 없고 기온도 적당하다.
모두들 고수 같은 모습에 잠시 긴장을 하고
눈 산행에 대비해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3시30분 산행은 시작 되었다.
들머리는 오르막길로 시작된다.
러셀이 되어있고 눈이 다져져 있어 별 어려움 없이 20여분을 갔을까...
첫 봉우리인 수리봉의 표지석이 나왔다.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선두가 계속 진행을 하기에 무시하고 따라 붙었다.
눈이 쌓여있는 위로 산죽의 잎이 삐죽삐죽 보이는 것으로 보아 산죽군락지인것 같다.
어둠때문에 자세히 볼수 없음이 늘 아쉽기는 하지만
때론 온 산이 어둠에 가려져 앞만보고 갈수 밖에 없는 것도 우리의 삶과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눈산행이라 힘들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이 잘 나있어 평탄한 길을 가다보니 철조망이 나왔다.
지도에 표기된 군사시설물이다.철조망의 끝에는 넓은 공터가 나오고 선두팀들..잠시 휴식을 취한다.
빠른산행..쉬지 않고 진행을 하다보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고
후미를 기다리지 않고 가는것이 기분죤의 산행 스타일인것 같다..
눈이 없다면 평지나 다름없는 길을 따라 내리막길로 내려가니
도로가 지나가는 고개중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개라는 만항재가 나왔다.
태백 화방재에서 고한으로 지방도가 지나 가고 있는 곳이다.
도로를 조금 걸어 함백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른 오르막길로 이어진다.
밧줄이 매어져 있고 길이 나있기는 하지만 눈길의 오르막길은 발목을 잡고 진행을 더디게 한다.
어둠속이지만 주목이 눈에 띄었고 배가 고프다며 행동식이라도 먹자는 조나단님의 말에
오름길에서의 짧은 휴식...랜턴의 불빛에 온통 수정돌을 깔아 놓은듯
주변이 반짝 반짝..아름다운 세상이 그곳에 있었다.
숨이 턱에 차도록 오르면서 자연에게서 고통을 인내 하는 법을 배우려 했다.
감히 인간의 힘으로는 만들지 못할 멋진 풍경을 순식간에 만들어 내는 힘 앞에서
인간의 잘나고 못남은 도토리 키재기 보다도 더 부질 없는것...작고 작은 보잘것 없는 나를 발견한다.
잠시의 휴식과 간식으로 에너지를 재 충전한후 다시 오름길..
비교적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따라 조금더 올라가니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
5시 58분 함백산 정상도착- (1572.9 m) 어둡고 안개에 쌓여 주변을 볼수 없었음
정상에 오르자 안개가 자욱하다.아마도 구름인듯 정상석은 엷은 속치마를 입은 모습으로
바람을 이고 서 있었고 기록을 위해 기념사진을 찍고 선두를 놓칠세라 곧바로 길을 재촉했다.
두문동재로 가는 이정표 앞에서 잠시 주춤...지도를 보고 방향을 잡은뒤 은대봉을 향해 눈길을 간다.
온통 눈인데 사람들의 발길로 한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의 좁은길이 나있다.
어느 고마운 발길이 러셀을 하고 지나갔기에 우리는 편하게 이길을 지날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길이 난 자리를 제외하고 능선위에는 어김없이 눈이 더 많이 쌓여있다.
바람도 눈을 만나니 신이 났나보다. 능선위에 눈을 참 많이도 가져다 놓았다.
주변을 둘러 보았다. 뿌연 안개속에 오른쪽으로 하얀 쪽달이 수줍게 따라오고 있었다.
7시30분 은대봉 도착(1442.3 m) 가장 긴 기차터널 정암터널이 (4505 m) 밑으로 지나감
정상 표지석이 앙증맞다.기념사진을 찍고 아침식사를 하기위해 자리를 잡았다.
식사준비를 어찌 해야 할지 몰라서 간단한 도시락과 행동식만 준비 했더니 뜨거운 국물이 간절했다.
염치 무릅쓰고 라면국물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를 하고 나니 얼었던 속이 풀리는것 같았다.
어느분인지 건네준 매실주 한잔으로 마무리하고 후미는 아직 보이지는 않는데도 식사가 끝나자 바로 출발..
아름다운 순백의 여정은 쉬지 않고 계속 되었다.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두문동재 가는 길...대간길을 가다보면 내려간 내리막길 만큼
다시 가파른 오름길이 늘 기다리고 있었다.
내리막길의 끝에는 도로가 나있고 두문동재라고 씌여진 커다란 표지석과 함께 화장실도 갖추어져있었다.
두문동재....은대봉의 작은 표지석과는 다르게 커다란 표지석이 서있고
관광객을 위한 한강 발원지 안내판과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었다.
왼쪽으로 수북히 쌓아놓은 돌탑이 있었다.
안내판을 지나 눈이 쌓여있기는 했지만 비교적 편안길로 들어서는 금대봉 가는 길...
그러나 어김없이 오르막이 앞에 버티고 있었고 온통 하얀 아름다운 경치에 힘든 줄도 몰랐다.
이런 눈산행의 행운이 그리 쉽게 오냐며 들뜬 기분으로 선두를 쫒아 달려도 보고
눈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발자국이 없는 곳에 발자국도 찍어 보며 우리도 자연의 일부가 된듯한 기분이다.
9시 금대봉 도착 (1418.1m) 양강 발원봉 계곡에 길이 514 m의 남한강 발원지인 검용소
금대봉자락 제당굼샘. 고목나무샘.물구녕의 석간수.예터굼샘 등의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검룡소에서 하루 2000 톤 가량의 물이 길이 514 m의 남한강의 발원지라고 한다.
잠시 배낭을 내려 놓고 사진 한컷... 양강 발원봉이란 팻말과 함께 산불 감시초소가 있었고
나뭇가지에는 상고대가 온통 하얀세상으로 덮고 있었다.
속도가 빠르다. 이대로 진행한다면 12시 이전에 산행을 마칠수 있을것 같다.
몇개의 작은 봉우리를 지나 피재 4.9 km 라는 이정표를 만나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야할길에 버티고 서있는 봉우리..비단봉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대간길이 그리 쉽던가..언제나 그랬듯이 작은 봉우리 몆개가 더 숨어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10시30분 비단봉 바로 밑에서 바라본 지나온길..
비단봉 바로 밑에서 뒤를 돌아다 보았다.
카메라에 다 담을수는 없었지만 멀리 태백산까지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으로 함백산..가운대가 은대봉..그리고 두문동재..금대봉..참 많이도 걸어왔다.
가슴 벅찬 감동으로 지나온 능선을 뒤로 하고 비단봉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10시31분 비단봉 도착.(1279)
비단봉을 내려서자 광대한 고랭지 채소밭과 풍력발전기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하얀세상...그곳에선 하얀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듯한 산의 모습에 나무들도 춤을 추고 엷은 구름이 축가를 부른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환상의 축제는 인간을 보잘것 없는 들러리로 만들어 버렸고
작은 나무가지도 골고루 축제에 참여 할수 있도록 작은 풀잎에도 아름다운 옷을 입혀 놓았다.
우리는 하얀축제에 참여할수 있는 행운을 얻은 기분이었다.
고랭지 채소밭을 가로 질러 또 다른 세상에 들어섰다.
이제까지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다면 눈 앞에 펼쳐진 인공적인 시설물들은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눈과 어우러진 풍력발전기...
맑은 날에 보는 모습과는 또 다른 달력속의 풍경화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길이 좋을 거라는 예상은 하였지만 생각보다 진행이 빨라 예상시간을 단축할수 있을것 같았다.
11시1분 풍력 발전기5기 있슴
매봉산정상 11시30분 (1303)
정상엔 다른 대간팀의 모습이 보였다.
정상을 찍고 다시 되돌아 내려와 우측으로 내리막길로 이어지는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눈사이에 통로를 만들어 놓은듯 한줄 기차처럼 길이 만들어져 있고
양옆에는 낙엽송이 줄을서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래로 내려올수록 나뭇가지에 달려있던 수정알갱이의 모습이 사라졌고
대간길을 안내하는 꼬리표가 선명하게 우리의 하산길을 안내한다.
낙동정맥과 갈라지는 길이 나오고 백두대간이라는 화살표를 따라 내려오니
시맨트도로가 나오고 앞에 버스가 보인다. 너무 쉽게 끝난 하산길...
눈과 함께한 8시간 40분의 화방재-피재구간이 막을 내렸다.
하산완료12시10분삼수령(피재)920 미터
삼수령에 도착하니 먼저 내려온 선두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젠과 스페츠를 벗고 시장하던 차에 후미팀을 기다리며 먹은 홍어회와 두부김치..
그리고 막걸리 한잔..준비하신 손길에 감사하며 산행하느라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었다.
힘든샨행끝인데도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손길과 따뜻한 음식을 나누는 모습에서
대간길에 쌓인 깊은 우정을 엿볼수 있었다.
후미님들의 도착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끝으로 죤 산악회와의 첫 산행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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