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2007/10/13/14 무박
산행코스: 죽령~연화봉/소백산천문관측소~주목군락지/비로봉대피소~
비로봉(1440고지)~국망봉~늦은맥이고개~헬기장~고치령
산행인원: 산사람,갱스터,조나단,키위,바위와산,바다호수,날개,조아라,
물안개,세계여행,하얀구슬,조카 (총12명)
이번 대간길에는 조카가 따라 나섰다.
같이 가자는 말 한마디에 선뜻 따라 나서 주는 조카를 데리고
양재에 도착하니 산에가려는 차량들로 몹시 붐빈다.
잠시후 버스가 도착하고 1달만에 대간길을 가기 위해 다시 모였다.
산사람과 바다호수의 생일이 든달...
파티를 하기 위해 용인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준비해온 음식들이 등장한다.
오징어회와 전어회,케잌, 녹두부침,푸우의 떡과 복분자주...
물안개님의 메뚜기 볶음은 오는길의 뒷풀이를 위해 배낭으로 다시 들어갔다.
휴게소 주차장 바닥에 케잌에 촛불을 켜고 하는 생일 파티..
21개월을 함께 한 대간길이 더 해지기에 멋진 추억으로 남을수 있을 것이다.
멋진 생일 파티를 끝내고 조금이라도 피로를 풀기 위해 잠을 청한다.
죽령 도착.696미터
21구간 대간길에 출발했던 곳이다. (3:10)
기념사진을 찍고 간단히 몸을 푼뒤 22구간의 대간길을 잇기 위해 출발했다.
경사가 완만한 지루한 시멘트길이 이어진다.
이번구간은 경사도 완만하고 길도 좋아서 실크로드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지루한 시멘트 포장도로를 만나니
밤에 올라가는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쩍 조카의 상태를 살펴보니 숨소리가 거칠다.
요즘청년들 나약함을 잡아보려고 데리고 나섰는데
민폐를 끼치게 되지는 않을까 슬그머니 걱정이 된다.
그래도 청년이고 내 조카인데..무조건 모른체하고 가기로 마음 먹었다.
추울거라고 예상을 하고 준비를 했지만
생각보다 날씨도 좋고 하늘엔 별이 총총하다.
한시간정도 올라가자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에 연화봉이라고 써있고 오른쪽이 중계소 가는 방향이다.
40여분쯤 더 올라갔을까..천문대가 나온다.
첨성대를 닮은 천문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다시 선두를 쫒아 올라갔다.
어둡기도 하고 비포장 도로를 걷는기분이라 눈에 들어오는 것이 별로 없었다.
연하봉 도착(5:55)
조카의 상태를 살피고 간식을 귄하지만 얼떨결에 따라 나선길이
몹시 힘들다는 표정이다.
서서히 동이 터오고 시야가 열리니 소백산의 풍경이 눈에 들어 온다.
소백산엔 유난히 나무계단이 많다.
지반이 약해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기위함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지루하던 나무계단도 새롭게 느껴졌다.
산불감시초소 에는 시인마을이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이곳에서 아침을 먹기로 하고 분주히 움직이는 남자 대원들...
세계여행표 낙지볶음에 물안개님이 끓여온 미역국을 데우고
바위와 산님의 버너가 잠시 말썽을 부렸지만
조나단님의 도토리표 수건이 등장해서 만사해결...
맛있는 소백산에서의 아침상이 차려졌다.
음식을 준비하고 지고 올라온 정성에 맛은 두배..
커피까지 끓여마시니 더 이상 부러울것이 없었다.
비로봉으로 가는 길은 얼마남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구름위에 올라선 기분..
실크로드라고 불릴만큼 편안한길에 소백산의 선물이 쏟아진다.
굽이굽이 능선을 사이에 두고 골짜기마다 걸려있는 아름다운 운해..
산의 높이를 말해주듯 구름은 발 아래에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초원지대의 풀들은 가을 바람에 황금빛을 띠고 때
늦게핀 야생화의 잎에도 가을이 들어있었다.
그 모습을 연신 카메라에 담느라 쉬는 시간이 길어지자 대장의 재촉이 시작되었다.
쉬운길이라지만 마냥지체하면 시간이 늦어지기에 우리는 걸음을 재촉했다.
비로봉 도착 1439 미터(8:55)
바람세기로 유명한 비로봉...
언젠가 왔을때에는 바람의 소리가 어찌나 시끄러운지 비명을 질러대는것 같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비로봉은 고운 단풍으로 단장하고
우리를 마중나온 새색시처럼 고요하고 아름답기만 했다.
키작은 철쭉의 휘어진 가지에서만 지나간 바람의 흔적을 찾을수 있었고
계곡을 내려다 보니 아름다운 단풍이 올들어 가장 멋진 단풍을 만난것 같았다.
조카가 힘들다며 먹는것조차도 쉬려고 한다.
세상살이가 그리 쉬운가..이왕 극기훈련을 시키려고 데리고 왔다면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생각에 앞서 나갔다.
국망봉도착 1420 미터(10:20)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넓게 펼쳐진 초원을 멋진운해와 함께 올라가는 길..
황금빛 융단을 깔아 놓은듯 한 경치에 반해 연신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길이 잘 닦여 있어 힘들다는 생각없이 오름길을 오르니
멋진 암릉이 나오고 하얀 바위에 국망봉이라는 커다란 정상표지석이 눈길을 끈다.
정상 표지석의 크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대간길을 지나 오면서 어느산의 정상석은 너무 보잘것 없어서
초라하기 까지 한적도 있었다.
바위에 올라가서 사방을 둘러 보았다 .
주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지나온길...
아득히 먼곳에 보이는 능선들을 우리는 발도장을 찍으며 한발 한발 지나온 것이다.
가슴이 뭉클해지며 감동이 밀려온다.
정상석을 병풍처럼 둘러친 멋진 바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뒤
조카의 힘들어 하는 모습도 못본체 뒤로하고
다시 고치령을 향해 발길을 옮긴다.
상월봉으로 가는 내리막길..
멀게는 겹겹이 늘어서있는 능선의 물결에 한번 반하고
가깝게는 단풍이 절정인 숲의 아름다움에 반한다.
아마도 다음주 쯤이면 다 떨어져 버릴 한해의 할일을 마칠 나뭇잎들이
마지막 온힘을 다해 각각의 색깔로 우리들을 사로 잡는다.
가파른 오르막길도 없고 부드러운 묵은 낙엽의 감촉이 발의 피로를 풀어준다.
마당치에서 부터 30여분 정도의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니 형제봉 갈림길이 나오고
고치령 1.9 킬로라는 이정표 앞에 조카의 상태를 살핀다.
형제봉갈림길 (2:20)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해 내길 바랬지만
나약한 정신은 도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어느새 넘겨받았는지 바위와 산님의 스틱을 쥐고 힘들게 걷고있었다.
어차피 스스로 가야할길...힘겨워 하는 모습에 안스러운 마음을
빨리 걸으라는 재촉으로 대신하며 못본체 앞으로 나갔다.
잎은 단풍이 들었어도 안간힘을 다해 꽃을 피운 야생화들을 많이 만났다.
나름대로 마지막까지 온힘을 다해 자기 몫을 해내고 있는 자연앞에
우리는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 급경사를 내려오니 도로가 보이고 우리가 타고온 버스도 보인다.
소백산 구간의 마지막을 발도장을 찍는 곳엔
소백지장군 장승과 그 수졸이 반겨준다.
마지막까지 다 내려오고 나니 조카의 상태가 눈에 들어오고
매몰차게 채찍질했던 고모의 마음을 아는지 힘것 껴안아준다.
고치령 (3:35)
작은 버스가 올라오지 못했다면 트럭을 불러서 타고 내려가야한다는
대장의 설명을 들으며 좁은 도로를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차안에서
주변경치를 감상하는 편안함과 여유를 맘껏 누려본다.
서울로 오는 상경길에 풍기장에 들러 이것 저것 구경도 하고
대장님이 내는 인삼막걸리도 샀다.
늘 그랬듯이 차안에서 인삼막걸리를 나누는 것으로 하산주를 대신하고
완주를 자축하며 22구간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