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재 3시35분출발(2.5km)→노고단대피소→(3.2km)→임걸령5시15(3.1km)→
화개재6시15분(4.2km)→연하천대피소8시05분→(3.6km)→
벽소령대피소9시45분→(6.3km)→세석대피소12시30분→
(6.0km)→계곡에서단잠(12시45분-2시5분)→거림매표소3시35분
도착 총28.9km→12시간
핸폰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의 삼각점 오른쪽능선.
6시15분 멋진운해를 만났다
6시15분 화계재에서 만난 운해
지리산 종주...
휴가철이 돠자 여기저기서 종주 이야기가 나오고
2박3일이란 시간을 낼수 없는 나는
가고 싶은 맘으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시펄건 불덩어리 하나를 안고 어디다 식혀야 할지 몰라
뜨겁게 달아오르기만 하는 가슴..
맘먹은김에 토일종주나 무박종주라도 해볼생각으로
싸이트를 뒤져 자료를 찾던중..
무박으로 지리산 종주를 가는 곳을 만났다
일반 산악회와는 다르게 철저하게 개인산행으로 이루어지며
코스와 시간만 알려주고 예정된 시간까지 알아서 하산하는것이다
차편만 빌린다고 생각면 된다
오후4시까지 거림..중산리로는 5시까지 내려와야만 하는데
14시간정도면 해볼만할것도 같았다
세석에서 거림...장터목에서 중산리...
두군데의 탈출로가 있고 맘먹은김에 그냥 나섰다
새벽 3시20분 성삼재도착
시간에 쫒겨 저녁도 못먹은 터라
매점에서 컵라면을 하나 먹고는 산을 오를 준비를 한다
하늘을 보니 날씨도 맑고 별이 쏟아질듯 눈이부시다
서울에서는 이많은 별들이 어디로 다 숨었을까
쏟아지는 별빛을 머리에 이고
3시35분에 노고단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시간이 늦어서 일까 처음부터 사람들때문에 정체가 된다
이 새벽에 이많은 사람들은 무엇때문에 이곳을 찾았을까
사람들의 배낭을 보니 비박을 하기위한 준비물 때문일까
족히 내 몸무게를 넘고도 남을 커다란 배낭을 메고
힘겹게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고통스러운 이길을 저들은 무엇을 얻기위해 가는것일까
등에 멘 배낭의 무게와 젖어서 미끄러운 오르막길이
고행을 위한 길 같이 느껴진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습도때문에 몹시 끈적거린다
임걸영도착5시15분
날이 훤하게 밝아오고
막히던 길도 조금은 나아졌다
랜턴을 끄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간길에서 만났던 야생화가 지천이다
하늘은 맑지만 낮은 구름때문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다
비가와서 고무 찰흙처럼 말랑말랑해진 흙길의 감촉이 너무 좋다
조릿대가 늘어서 있는 숲길을 지나고
삼도봉에 도착하니 오른쪽 능선으로 멋진운해가 펼쳐져있다
그냥 지나치기가 너무 아쉬워 핸폰으로 찍고 맑은 공기도 맘껏 들이 마셨다
화개재도착6시15분
주변은 온통 노란원추리꽃이 피어있고
오른쪽 능선에 걸려있는 운해가 발목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여기저기서 나는 라면 냄새에 비위가 상하기 시작한것은 이때부터 이다
예민한 성격탓에 잘 체하는 편인데
아마도 매점에서 먹은 컵라면이 문제를 일으킨것 같다
진땀이 흐르고 울렁거리지만 가는길밖에는 도리가 없다
어떻게 지나왔는지 주변을 둘러볼새도 없이 그냥 걸었다
연하천대피소 도착8시5분
매점을 찾았다
혹시라도 소화재가 있으면 하는 기대를 하고 갔지만
소화재는 없고 대신 캔콜라를 하나 샀다
트림을 하면 나을것 같아 마셔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가져간 도시락도 쳐다보기도 싫어서 꺼내지도 않고
가는길 밖에 도리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어쩌면 내가 원한것이 이런것인지도 모른다
철저하게 혼자 인데다가 몸상태까지도 최악의 상태..
내 안에 있는 뜨거운 불덩어리를
지리산 능선에 쏟아붓고 잿빗으로 남은 내 빈가슴만 돌아가리라
극한 상황에서 생각나는 것은 아이들이 미치게 보고싶었다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라도 걸어야 한다
등에 맨 배낭이 가슴을 짓누르고 속이 울렁거린다
따가운 햇빛이 조롱하기라도 하듯 쏟아부어 지친몸을 거세게 억누른다
다 받아내리라..다 이겨 내라라 마음을 다지고 다시 걷는다
벽소령대피소9시45분
시간을 재어보니 벽소령 대피소 까지는 그래도 예상시간 안에 들어왔다
먹지 않고는 견딜수 없을것 같아 캔커피와 초코렛을 아침으로 먹고
벽소령 나무의자에 앉아 이제부터 갈길을 다시 구상하며
마음속으로 화이팅을 외치고 세석으로 향한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식은땀이 흐르고 잠이 쏟아진다
길이 가파르지도 않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바위에 잠시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어찌해야 할까를 생각했다
세석대피소까지11시30분에 도착을 해야만
무사히 제시간에 하산할수 있는데 지금의 상태로는 무리인것 같다
어쨋든 세석대피소 까지 가야만 거림으로 가는 탈출로가 있기에
방법을 찾기로 하고 올라오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나이가 예순은 되어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염치불구하고 손을 따줄것을 부탁하자
할머니 말씀이 손따는데는 전문가라며 배낭에서 바늘을 꺼내
손끝에서 새까만 피를 짜내고 등을 두드리면서 쓸어내려주신다
혼자살수 없는 세상..처음만난사람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
지리산에서 세상사는 이치를 또 한가지 배웠다
세석대피소에 도착하니 12시30분..
계속 종주를 할것인가 장터목에서 천왕봉을 오르지 않고 중산리로 갈것인가
체기도 가셨고 몸상태는 좋아졌지만 먹지를 못해 기운이 없는터라
고민에 빠져 배낭을 멘 상태로 나무그늘에 몸을 기댔다
얼마쯤 지났을까..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니 2시6분...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거림으로 내려가도 6키로..2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차는 4시까지 밖에 기다려 주지를 않는다고 했다
생각할 틈도 없이 뛰기 시작했다
핸폰까지 터지지 않아 만나는 사람에게 시간을 물어가며
돌길로 이어진 내리막을 뛰고 또 뛰었다
차를 놓치면 일어나는 여러가지일들의 생각에 배고픔도 잊었다
거림으로 내려가는 길에는 멋진계곡이 있다
경치도 좋고 물도 맑아 발이라도 씻고 가고싶은맘을
다음에 꼭 다시 오리라 다짐하며 스쳐지나 보냈다
거림 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30분..1시간 25분만에
6키로의 거리를 달려 내려왔다
그제서야 배가고파왔고 중산리로 하산하기로한 쏘가리님이 생각났다
벌써 내려와 서울로 향할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부상자가 생겨 늦게 내려와 중산리 주차장에 있다고 한다
힘든상황을 혼자 견디고 난 후에 들어보는 아는 사람의 목소리..
그 반가움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수 없었다
망설임도 없이 거림에서 택시를 타고 중산리로 이동..(15분걸림)
갈때는 혼자 갔지만 올때는 여럿이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
나의 첫 지리산 종주는 미완성으로 끝났지만
이루지 못한 아쉬움보다는 얻은것이 더 많은 산행이었다
혼자가는 산길의 준비가 미약했고 산을 너무 만만하게 보았던것 같아
철저하게 재정비해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도전해 보고 싶다
'일반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락산의 야생 느타리 (0) | 2015.03.13 |
---|---|
5산종주 2007/10/27-28 (0) | 2009.05.30 |
다시찾은 공룡능선 2006/04/11 (0) | 2009.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