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법

아들의 지갑 07.05.11

하얀구슬 2009. 6. 3. 19:08

아들의 지갑

매일 아침 아이들의 지갑을 슬그머니 열어본다.
아이들의 지갑에 돈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만원짜리 한장과 천원짜리 10장...
만원은 비상금이고 천원짜리는 쉽게쓰게 하기 위하여
용돈대신 슬그머니 지갑에 채워 넣는다.
워낙 알뜰한 아이들라 하루에 2000원씩 간식비로 지출하는 것 외엔
대체로 돈이 그대로 남아있다.
딸아이는 그것을 모아 사고 싶은 물건을 사기도 한다.
일주일에 만원을 쓰는 셈이니 한달 용돈 4~5만원
아들은 그중 대부분이 야자를 하거나 하교길에
먹을것을 사 먹는데 쓴다.

오늘 아침엔 아들의 지갑을 열어보니
어제 넣어둔 천원짜리가 없고 만원짜리 두장이 들어있다.
잠시 1000원짜리로 바꾸어 넣을까.. 생각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물어 보기로 했다.

"울 아들 부자네...만원짜리가 두장씩이나 있구..."
그랬더니 아들아이 하는말..
생각해보니 사 먹는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쓰지 않으려고 쉽게 쓰는 천원짜리 대신
만원 짜리로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칭찬 대신 힘껏 껴안아 주는 것으로 대신했지만
엄마가 무슨말을 하려는지 잘 알기에 우리는 마주 보고 웃었다.

요즘 아이들...버릇없고 씀씀이 헤프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들이 더 많다.
한참 생각이 자랄 나이..
어른의 흉내도 내 보고 싶고
다 자란줄 알고 부모에게 반항을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우리들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이해 못할 부분도 아닌것 같다.

부모가 단점만 들추어 낸다면 문제아가 될것이고
장점만 찾아 칭찬을 해 준다면 모범생이 된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을 많이 주고 키워야 사랑을 나눠줄줄 아는
멋진 어른으로 성장할수 있다고 믿기에
오늘도 아이들의 생각 주머니에 사랑을 꽉 꽉 채워 넣고
지식을 가득 채워 줄 학교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