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봉을 아시나요?
황점3시25분출발->삿갓골재대피소5시10분->무룡산정상6시35분 아침식사->
동엽령8시48분->송계삼거리10시10분->못봉-12시42분->갈매봉2시40분->
빼재도착4시30분
총 산행시간: 13시간(선두기준)
총 산행거리: 7구간 못한곳=황점->3.6km 삿갓골재->2.68km 무룡산->4.1km 동엽령
8구간 20.0km (30.08km)
황점에서 계곡길을 따라 삿갓골재대피소로 향한다.
바람도 선선하고 달무리가 진것으로 보아
산행하기 좋은 날씨를 미리 예고하는것 같다
빗물에 젖은 몸을 젖은 등산화에 맡기고
터벅터벅 아쉬움을 남기고 하산하던 길.
하루 종일 들었던 물소리로 계곡물이 반갑지 않았던길..
그길에 다시 서서 천천히 한발 한발 오르다 보니
먼저번 하산할때와는 달리 계곡물소리는 더위를 날려줄만큼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주었고 빗길에 지쳐있던 무거운 발길과 다르게
오름길은 훨씬가벼웠다
이번8구간은 아마도 수려한님과 호랑이님의 두 아들..
종혁이 종현이가 주인공인것 같다
고2인 종혁이는 산길이 몸에 밴듯 어른들과 손색이 없었고
종현이는 아직 건강한 몸이기는 하나 오름길이 미숙하여
가쁜 숨을 몰아쉰다 오름길을 어둠을 뚫고 가파르게 오르자
나무계단이 나타나고 160여개의 개단을 오르자
드디어 대간 능선인 삿갓골재 대피소에 다다랐다
동엽령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하는데
세계여행님..차멀미 휴우증으로 몸 상태가 최악이다
약을 먹고 다시 출발을 서두르지만 걱정이 된다
무룡산으로 향하는 길은 그야말로 야생화 천국이다.
무룡산 정상 밑 초원지대는 원추리꽃의 노랑색 물결이 넘실거린다.
탄성과 함께 사진들을 찍고 눈 앞에 나타난 볼거리에 흠뻑 취한다
아직도 7구간이 끝나지 않았다
동엽령까지는 가서 아침식사를 하려했지만
대원들의 시장기에 무룡산 정상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갈길은 먼데 세계여행님 상태를 살펴보니 걱정이 된다
그렇다고 늦출수도 없기에 푸른언덕님만 믿고 선두는 진행을 서둘렀다
대장님 계속 하여 후미 걱정에 페이스를 늦추고
아마도 하산시간이 늦어질듯 싶다
동엽령에 도착하니8시 48분 황점에서 5시간 23분이 걸렸다
이제 겨우 7구간이 끝난것이다
앞으로 20키로 정도를 더 가야 하는데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여기서 부터는 숲길을 간 기억 밖에 없다
밤새 소나기가 내렸는지 흙길에 빗방울 자국이 선명하고
비에 젖은 나무가지에 우리들의 옷은 다 젖어버렸다
키가큰 잡목과 산죽에 얼굴을 쓸리고
여기저기 풀레 베여 쓰라린 상처투성이이다
온통 야생화가 만발하여 열심히 설명을 듣고 배워보지만
길에 뿌리고 지나쳐 돌아서서 그 이름을 까먹는다..
온통 비슷한 숲속길..부드러운 흙길의감촉보단 지루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번구간의 특징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이다
오르막은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이고 바람한점 없다가도
내리막 숲길에 들어서면 어김없이 시원한 바람을 선물로 받는다
점심식사를 해야하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 식사를 하면서도
대장님.. 대원들을 살핀다 걱정했던 세계여행님..
상태가 좀 나아진듯 하기는하나 좋지않다해도 어쩔수 없이 가야한다
뭐라도 먹어두어야 하기도 하지만 갈길이 멀기에 식수도 아껴야 한다
공기밥님의 배낭에서 뭔가 큰 통이 나왔다
우리는 놀라움에 미련하다는 소리를 할 정도로
4리터나 되는 큰병에 미숫가루를 가득타서 얼려오셨다
순간 가슴이 뜨거워진다
조금씩 조금씩 녹아서 빼재까지 가는동안
수분과 에너지 보충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이번구간은 힘들거라는 예상을 했지만 후미가 자꾸쳐진다
그렇다고 선두도 지체할수 없어 진행을 하기는 했지만
우리가 이렇게 힘이드는데 뒤에오는 종현이가 걱정이 되었다
후미를 맡고계시는 언덕님..시원한 미숫가루 한잔 건네지 못하고
마음으로만 그 힘든어깨를 걱정해야만 했다
갈매봉이 눈앞에 보인다 이제는 다 왔구나 싶었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진짜 고통은 이제 부터 시작되었다
금새 나타날것만 같았던 빼재의 모습은 4개의 봉우리를 힘겹게 넘었지만
아직도 내 앞을 가로 막는 봉우리 하나...
뒤에 오는 종현이와 후미를 걱정하며 우리는 오기봉이라 이름짓고
오기로 오르기 시작했다 더 남아 있어도 올라가 주리라..
맘속으로 입술 꽉깨물고 오르기 시작한다
역시 1조의 위력은 대단하다..최정예 대원들만 모아놓은듯
대장님의 뒤를 따른다 오르막의 뜨거운 열기가 숨을 쉴수 없게 만든다
조를 이탈한 어울림님.. 날개님..녹차향기1님..
1조와 함께 선두팀을 구성하고 공기밥님의 한말씀..대간을 많이 해봤어도
이번 만큼 빡센건 처음이라신다..녹차향기1님..투덜투덜..힘들다고 야단이다
우리는 그래도 아직 힘이 남아있다 지루하기는 하지만 무리는 없었다
그러나 이 힘든구간을 후미가 어떻게 따라올지 걱정이 된다
앞의 봉우리가 마지막이길 기대하는건 우리도 지쳐있지만
후미를 걱정하는 마음이 더 큰것도 사실이다
후미를 맞고 계시는 푸른언덕님이 자꾸만 내 어깨를 무겁게 짓누른다
맘 같아서는 뒤돌아가서 공기밥님의 시원한 미숫가루 한잔
건네고 오고 싶을 만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오기봉이 마지막이기를 기대하며 다시 오른다
급경사의 내리막길을 빨리 가고 싶은맘에 뛰어내려갔지만
우리 앞에 어김없이 나타난 봉우리..뭐라고 이름지을까?
이제는 다음이 빼재이기를 포기한다고 해서 포기봉..이라고 하자고한다
또 봉우리가 나타나면 봉우리를 쳐 버리겠다는 농담도 나오고
봉우리를 들어서 옮겨놓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선두팀의 여유있는 모습이다
선두의 수준은 앞으로 수 키로 더 간다고 해도 따라나설 기세다
대간길이 그리 쉬우랴..순순이 그 끝을 내어 주지 않는다
포기봉을 넘고도 작은봉우리 두개를 더 넘고서야
우리는 빼재에 도착할수 있었다
13시간의 더위와 지루한 숲길과 오르막과의싸움..
대간길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던 길이기도 하다
이어 걱정했던 세계여행님의 모습도 보인다
너무 힘들어서 독한술 한잔을 먹으니
아픈것도 잊어지더라는 그말이 가슴속에 크게 메아리친다
어쩌면 이런 고통을 즐기기 위해 산을 찾는 지도 모른다
마약에 중독된듯 더 세게 더 힘들게
오르려고만 하는건 아닌지 생각하게 하는 산행이었다
다 씻고 옷을 갈아입었는데도 종현이일행의 모습이 안보인다
걱정이 되는 맘이 앞서 입구로 올라가 기다리고 있으니
산위에서 인기척이 난다 그 소리가 얼마나 반갑던지...
이어 나타난 종현이의 모습.. 울고 내려온 모습이지만
너무 장해서 한번 껴안아주고 박수로 환영해 주었다
아마도 평생동안 이번의 경험이 큰 힘이 될것이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많이 울었다고 한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산보다 공부가 훨씬 쉽다고 말하는
열네살의 아이..그 예쁘고 장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뜻깊은 8구간을 마치며 많은것을 배우고
교훈도 얻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구간에 힘이 되어주신 대장님이하 조장님들..
대간길 이끄시느라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뜻깊은 8구간을 마치며 많은것을 배우고 교훈도 얻고 돌아왔습니다
횟수가 거듭할수록 빠져드는 대간길..
아마도 가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 거예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넘었던 황점-빼재까지..
낙오자 없이 완주함을 자축하며
부족한 후기 올립니다..
대간팀 대원들...정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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